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말씀(루카 9,11-17)은 5병이어의 기적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성체성혈을 당신의 생명의 양식으로 우리에게 내어주신 ‘최후의 만찬’의 예표입니다. 이러한 5병2어의 기적은 4대복음서 모두가 소개하고 있습니다.(마태 14,13-21; 마르 6,30-44; 요한 6,1-15)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성찬의 전례에 올려지는 빵과 포도주는 실제로, 그리고 본체적으로 그리스도 자신이 희생하신 몸이 되며, 그분이 흘리신 피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빵과 포도주로 된 형상들이 성찬의 전례에 의해서, 신성하고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방법으로, 피흘리시며 속죄의 희생제물이 되신 그리스도를 현재 우리와 함께 계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구약에서 엘리야 예언자가 사렙타의 과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하였다는 이적사화(1열왕 17,8-16)와 엘리사가 보리떡 스무개로 백명을 먹였다는 이적사화(2열왕 4,42-44)가 신약의 5병이어의 이적사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엘리사의 제자가 ‘어떻게 이것을 백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 내어놓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으니 그가 ‘야훼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고 하였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니 과연 야훼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들이 먹고도 남았다.”고 열왕기 2권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정만도 5,000명을 먹이고도 열두광주리가 남은 이적사화는 만찬례의 풍요한 은총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을 우러러 찬양하신 다음 빵을 나누어주신 일은 엘리사나 예수님께서 이 기적을 자신의 능력이나 영광으로 돌리지 않고 하느님의 권능과 영광으로 돌렸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서 너희에게 만나를 내려준 이는 모세가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임을 말씀하셨습니다.(요한 6,32) 

영성체(Communion)는 친교라는 뜻의 Communion과 같은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는 성찬례의 교회론적 의미를 말해주는 것으로 초대교회때부텨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주일 성찬례에 참여함으로써 친교를 나눔을 뜻한다 할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제자를 모아놓고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주시며 ‘이는 내 몸과 피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코린 11,23-26) 이로써 최후의 만찬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현재에 교회의 성체성사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며 이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밝히셨습니다. (요한 6,48-51) 성체는 교회의 신비체에 참여하는 거룩한 생명의 빵입니다. 성체를 영한 신자는 그리스도와 결합함으로써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부가 됩니다.  

또한 교회는 실체변화교리를 초대교회부터 지속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제2차바티칸 공의회 이후 성체현존의 해석과 관련된 논쟁이 일어났습니다. 네덜란드 등 일부 서유럽의 일부 신학자들이 성체안의 주님 현존을 ‘의미변화’나 ‘목적변화’등과 같은 용어로 새롭게 해석하자 이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바오로 6세 교황은 1965년 9월, 회칙 <신앙의 신비>를 발표하여 성체성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결함을 지적하고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인 ‘실체변화’를 재확인했습니다.

에루살렘의 성 키릴로스(313-386)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가나에서 그분은 자신의 의지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셨다. 그렇다면 그분께서 포도주를 피로 변화시키신 것은 의심스럽단 말인가? ......단순한 빵과 포도주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것들은 주님의 선포에 의해 변화된 그리스도의 몸과 피다. 감각은 여기에 반대할 테지만 믿어라. 맛으로 물질을 판단하지 마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는 특권을 가졌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어라.”

‘성체의 기적’이라는 책(마리아 헤젤러 편저, 남현욱 번역)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난 수많은 성체의 기적을 이야기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태리 란치아노에서 7세기경 거룩한 미사 성제 중 축성된 성체가 피를 흘리는 살로 변화된 기적입니다. 그 기적의 대상인 살과 피는 무려 1,200년간 보관되었고 그 성체가 먼지가 되지않고 남아있을 뿐 아니라 살과 피는 살아있는 사람의 것과 비슷하며 동일한 사람의 것으로 의학적 판명이 났습니다. 

성체거양시에 우리는 반드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신앙고백을 하여야 하며 영성체때 신부님이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시면 배령자는 낮은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읊어야 합니다. 이로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한 몸으로 결합되어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2025. 6. 22.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