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0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워싱턴 포스트 지국장이 문재인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께서 작년에 평양에 가서 김정은을 만나셨지요? 그때 김정은이 생각하는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의미, 용어의 정의가 무엇인지 김정은에게 확인하셨나요?” 문재인은 답을 못하고 얼버무렸다. 그러자 프랑스 피가로지 기자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아까 비핵화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충분하게 답을 하지 않으셨는데,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가 미국이 괌이나 오키나와에 배치한 핵무기를 철거하는 것을 뜻합니까?” 역시 문은 답을 하지 않고 얼버무렸다.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다. 지금 전 세계가 문에게 질문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북한은 명백하게 한반도 비핵화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왜 이에 대하여 말이 없는가하고 말이다. 문재인은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라는 용어에 대하여 정의도 내리지 않은 채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남북군사협정에 서명하고 돌아왔다.

처음부터 문재인과 정부관계자들은 북의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교묘하게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줄타기하면서 발언을 왜곡·변조하였던 것이다. 미북정상회담 전인 작년 3월 정의용 안보실장은 트럼프방문 특사로 가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고 (committed to denuclearization) 앞으로 핵 및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하였다.’ (pledged to refrain from any further nuclear or missile tests)라는 말을 전하면서 이에 대하여 붙은 ‘전제조건’들은 말하지 않았다.

싱가폴 미북정상회담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야당이 궤멸수준으로 참패하는 등 엄청난 재미를 본 문재인은 내친 김에 13억 가톨릭신자들의 수장인 교황의 북한 방문이라는 또 다른 평화-쇼를 만들겠다고 날뛰었다. 작년 10월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로 유럽과 바티칸을 돌아다닌 문재인은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김정은의 집사노릇을 위해 돌아다녔다. 유럽을 돌아다니며 평화-쇼에 응해준 김정은을 구출하기 위해 대북제재 완화를 떠들고 다니다가 외교적 수사도 갖추지 않은 안면몰수의 거절을 면전에서 당하였다. 문은 일국의 국가원수로 가는 곳마다 혼밥에, 임자없는 나라방문까지 겪고 있고 대통령은 히죽히죽거리며 다니는데 국민이 느끼는 치욕감은 하늘에 닿아있다. 유럽에서는 어느 주요국 정상으로부터 이 친구 ‘맛이 간 사람’ 아니냐는 말을 듣는 외교망신까지 당했다.

문은 바티칸 시국(市國)의 수장인 교황을 만나 ‘저도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지닌 가톨릭 신자입니다’라고 하면서 한 나라의 국가원수로서의 체통도 버리고 마치 가톨릭신자가 교황을 알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문재인이 가톨릭신자라는 말을 들으면 아마 지렁이가 기어가다가 벌떡 일어나서 배꼽을 잡고 웃을 것 같다. 교황께서는 김정은의 초청 건에 대하여 ‘고려하겠다’ 수준의 응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외교관례를 무시하고 단독회담결과를 까발리면서 교황 방북이 99% 실현된 것처럼 발표하였다. 국민을 속이고 동맹국을 속이고 이제는 하느님까지 속이려고 한 것이다.  

이 후 한국 가톨릭교회의 종북주교와 정의구현사제단이 교황의 방북을 환영한다고 하면서 가톨릭언론을 도배하고 교회담벼락에 플래카드를 붙이는 등 일구월심 김정은교 사제처럼 나섰다. 문재인이나 종북 사제들 중 누구 한사람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수용소안의 그리스도 교인들에 대하여는 한마디도 거론한 적이 없다. 사필귀정이라고 할까, 하느님을 속이면서까지 추태를 부린 이들의 노력은 하느님께서 무산시켜 버리신 듯하다.

그리스도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애초에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하고 진리가 아니면 입에 주워 담지 말아야 한다. 이들이 언젠가 저 세상에서 영원한 죽음으로 갈지 생명을 얻을지는 창조주만이 아시겠지만 지금 이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가톨릭신자들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19. 1. 14. Pine 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