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은 예수님께서 공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신 공현축일 하루 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실 단계가 되자 ‘나는 주님이신 예수께서 오시는 길을 곧게 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자리를 예수님에게 내어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은 내가 오시기 전부터 계셨고 그분은 점점 커져야 하고 자신은 작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두 가지 면에서 위대합니다. 하나는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자기 대신 예수님을 따르도록 일렀으며 두 번째는 자신이 하느님의 소명으로 주던 세례를 포기하고 사람들에게 이제부터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주시는 세례를 받도록 권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리를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침묵으로 되돌아가는 위대한 겸손을 보였습니다.

주님 공현축일에 주님께서 나타나시기 위해서는 나를 지워야 합니다. 나는 침묵 속에 숨어있고 예수님이 내 삶의 전면에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잠잠하다가도 ‘나는 죽지 않았다’ ‘나 여기 있다’고 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성직자가 있습니다. 이들의 안중에는 예수님의 모습을 내 삶의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안중에 없습니다. 내가 두드려져야 하고 내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추하고 잡스러운 자신의 존재감만이 앞섭니다. 내가 메시아가 되어야 하고 내가 예언자가 되어 나의 존재를 사람들에게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들에게 ‘나는 그 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습니다’고 한 세례자 요한의 자기낮춤은 한낱 성서 속의 동화일 뿐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입니다.

12월 24일 성탄전일 성야미사에서 우리는 또 한차례 거짓 예언자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바로 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제주교구장의 선동강론입니다.

2014년 제주교구 성탄메시지에서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결정을 비난했습니다. 강 주교는 24일 저녁 10시 제주 중앙성당에서 열린 성탄 대축일 성야미사 강론에서 “헌법을 수호한다는 이들에게서 정당해산 판결을 받고, 불관용과 억압, 단죄와 처단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어둠의 시대를 통탄한다”고 통진당 해산판결을 비난했습니다. 또 “참담한 심정으로 절망의 골짜기를 걷는 이들 곁에 주님께서 침통하게 묵묵히 걷고 계시다”며 반역세력 통진당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결국 강우일주교 강론은 통진당 적화통일 행위를 허용하라는 반역행위를 한 것입니다. 또한 강우일 주교는 25일 성탄 미사에서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히틀러’에, 헌법재판관들을 히틀러의 비상조치에 찬성한 ‘독일 재판관들’에 비유했습니다.

이는 한반도 적화야욕을 한 순간도 버린 적이 없는 북한의 소리를 대변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윈회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판결을 선고한 12월 19일에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연방통일을 주장하는 통합진보당을 눈에 가시처럼 여겨온 보수 패당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을 조작해 이 당을 종북 위헌정당으로 몰아 악랄하게 탄압하던 끝에 이번에 헌법재판소 거수기까지 동원해 강제 해산하는 데 이르렀다.”

강우일 주교님 이제 그만 신자들의 환멸을 자아내는 종북행각을 멈추시고 세례자 요한이 행하였듯이 침묵 속에 사라지십시오. 강우일 주교님께서는 경향잡지 2014년 1월호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상이 정의롭게 발전해나가도록 지켜보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때는 이를 고발하고 비판과 저항도 불사하는 것이 예언자의 직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평신도 중 통진당 당원이 아니라면 누가 주교님의 말씀을 예언자의 말씀으로 생각하겠습니까? 아마도 거짓 예언자의 소리, 어쩌면 사탄의 소리로 생각하는 신자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는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위하여 그분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음성을 전한 것이 아닙니다. 사제의 마음 속이 자신의 사상과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 하느님의 뜻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정진석 추기경님은 거짓 예언자라고 칭하셨습니다. 그리고 거짓 예언자들이 욕심으로 인하여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강우일 주교님은 한때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추기경님이 신자, 비신자를 불문하고 많은 존경을 받았음을 벤치마킹 하여 자신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예언자가 되고자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김 추기경님과 강주교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시지 않았으며 자신을 비우셨으나 강 주교님은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추한 욕심으로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자신이 거짓예언자라는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습니다. 무언가 남들이 하지 않는 특이한 말을 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내세우면 존경 받을 걸로 생각하실 지 모르나 이는 착각입니다. 주교님은 실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에게 갈 수 있는 엄청난 복지의 기회를 빼앗고 있습니다. 주교님은 어차피 행해져야 하는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과 갖가지 국책사업을 끝간 데 없이 방해하고 사회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교구 평신도의 교무금으로 7년간 강정마을에서 생명 평화미사를 거행함으로써 진정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돈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습니다.

주님 공현주일, 주님이 공적으로 당신을 드러내신 날에 진정 주님께서 이 세상에 나타나시기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지 묵상해봅시다. 나의 목소리인가, 예수님의 음성인가? 내가 커져야 하는가? 예수님이 커져야 하는가? 내가 침묵 속으로 사라져야 하는가? 예수님이 침묵 속으로 사라져야 하는가? 가슴 깊이 새기고 묵상해 봅시다.